요즘 특히 아이를 키우는 데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계시죠. 유아들에게는 그림책을 읽어주는데요. 그림책은 단순히 글자를 익히는 도구가 아니라, 아이의 언어 능력과 감정 표현, 사회적 상호작용까지 폭넓게 자극해줍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림책이 아이 성장 발달에 어디에 좋은지 알아보고,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어 책읽기를 해주어야 할지 정리해보겠습니다

그림책과 언어발달
아이가 글를 자주 접하고 이야기를 많이 들을수록 언어발달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책읽기를 언어발달의 출발점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그림책은 글이 길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단어와 표현이 담겨 있어 어린아이에게 매우 적합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말은 비슷한 표현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림책 속 문장은 상황에 맞는 새로운 어휘와 재미있는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이런 단어와 문장을 반복해서 듣다 보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단어를 익히게 됩니다. 의성어와 의태어처럼 소리를 흉내 내는 말, 느낌을 살려주는 말들은 아이의 귀를 즐겁게 하고 기억에도 오래 남습니다. “쿵”, “사르르”, “반짝반짝” 같은 표현은 아이가 따라 말하기도 쉬워 언어 자신감도 키워줄 수 있습니다. 저희 아이도 어릴 적 의성어, 의태어를 가장 많이 따라 하고 팽귄 흉내를 내며 '뒤뚱뒤뚱' 말하던 모습이 생각이 납니다.
영유아 시기의 언어발달은 단순히 많이 듣는 것보다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경험’이 훨씬 중요합니다. 부모가 책을 읽어주면서 “이건 뭐 같아?”, “토끼가 왜 울고 있을까?” 하고 물어보면 아이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서툴더라도 자기 말로 대답해보려고 노력합니다. 이 과정에서 듣기, 이해하기, 말하기가 동시에 이루어지는데, 이런 경험이 쌓이면 아이의 뇌에서는 언어와 관련된 부분이 활발하게 사용됩니다. 그 결과 어휘력이 늘어나고, 문장을 스스로 만들어 말하는 힘도 점점 좋아집니다.
영상 매체는 화면이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아이가 깊이 생각할 시간이 적습니다. 하지만 그림책은 한 장면을 오래 보며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궁금한 부분을 다시 펼쳐보고, 마음에 드는 장면을 반복해서 읽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는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말로 표현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기회가 많아지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제일 재미있었어”, “이건 내가 해봤어” 같은 짧은 말부터 시작해 점점 긴 문장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결국 그림책 읽기는 아이가 말을 배우는 시간을 넘어,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힘까지 길러주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림책과 정서안정
그림책은 아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잠자기 전에 매일 책 한 권을 읽어주는 습관을 들이면, 아이는 그 시간이 다가올 때 자연스럽게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부모의 목소리는 아이에게 가장 익숙하고 안전한 소리입니다. 그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는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의 마음속에는 ‘나는 안전하다’는 감각이 자리 잡게 됩니다. 이는 정서적 안정의 기초가 됩니다.
또한 그림책 속 이야기에는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주인공이 기뻐하기도 하고, 실수해서 속상해하기도 하며, 친구와 싸워 화가 나기도 합니다. 아이는 이런 장면을 보면서 “나도 저럴 때 있어” 하고 공감하게 됩니다. 부모가 “토끼가 속상했겠다”, “그래서 눈물이 났나 봐” 하고 말해주면 아이는 감정의 이름을 배우게 됩니다. 이렇게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면, 실제로 화가 나거나 속상할 때도 울거나 소리 지르기보다 말로 표현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히 감정 표현이 서툰 어린아이에게 그림책은 좋은 연습장이 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감정을 경험하고, 부모와 함께 그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마음을 정리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또한 부모의 무릎에 앉거나 옆에 기대어 이야기를 듣는 경험 자체가 아이에게는 따뜻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저희 아이들도 책 내용보다 책읽기할 때 엄마 무릎에 앉거나 옆에 기대어 있는 것이 훨씬 좋다고 하더군요. 이런 기억은 “나는 사랑받고 있다”는 감정을 키워주고, 이는 자존감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는 새로운 환경에서도 비교적 잘 적응하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림책 읽기와 상호작용
그림책 읽기의 또 다른 큰 장점은 부모와 아이가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영상은 아이가 혼자 보고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그림책은 함께 읽어야 더 재미있습니다. 아이가 그림을 가리키며 “이건 뭐야?” 하고 묻고, 부모가 설명해주면 대화가 이어집니다. 그러다 보면 이야기에서 벗어나 일상 이야기로 확장되기도 합니다. “이 강아지 우리 집 강아지랑 비슷하다” 같은 말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가족 간 대화가 늘어납니다. 일상 생활 속에서 책 내용과 관련된 상황이 나왔을 때 자연스럽게 책 내용을 이야기하면 훨씬 더 재미있고 가족 간 유대감도 늘어나는 것을 느낍니다.
이런 상호작용은 애착 형성에 큰 도움이 됩니다. 부모가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반응해준다는 경험은 아이에게 큰 안정감을 줍니다. 아이는 “내 말이 중요하구나” 하고 느끼게 되고, 이는 자신감으로 이어집니다. 하루 10분에서 15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라도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해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그 어떤 장난감보다 값진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림책을 읽으며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아이는 사회적 기술을 배웁니다. 차례를 지켜 말하는 법, 상대의 표정을 보며 반응을 살피는 법,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는 법 등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이런 경험은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릴 때 큰 도움이 됩니다. 부모 입장에서도 그림책은 아이와 대화를 시작하기 가장 쉬운 도구입니다. 특별한 준비물이 없어도 책 한 권이면 충분합니다. 함께 읽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루 일과를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묻고 답하다 보면 가족 간 유대감도 더욱 깊어질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는 것은 단순한 독서 습관을 넘어 언어발달, 정서안정, 상호작용 능력을 함께 키워주는 균형 잡힌 육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하루 10~15분의 꾸준히 그림책 읽기를 통해 아이의 사고력과 감정 표현 능력을 기르고, 부모와의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아이용으로 나온 그림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고 감동을 주는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펼치며 마음의 안정을 주고 좋은 추억도 만들어 보세요.
참고자료 및 출처
- 보건복지부 · 한국보육진흥원, 「영유아 발달 및 부모 상호작용 연구」
-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AAP), Reading Aloud to Young Children
- OECD, Starting Strong: Early Childhood Education and Care
- Harvard University Center on the Developing Child, Serve and Return Interaction
- 육아정책연구소, 「가정 내 독서 환경이 유아 발달에 미치는 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