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마다 자라는 속도는 다르지만 우리 아이가 말이 일찍 트이고, 또래 아이보다 말을 잘한다고 하면 일단 걱정 하나는 줄어들게 되죠. 어휘력이 아이의 사고력, 이해력, 학습능력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 아이 어휘력을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지 부모의 고민이 많아지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연령별로 우리 아이의 어휘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0~3세 어휘력 발달
0~3세는 어휘를 의도적으로 가르치는 시기라기 보다는, 언어를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결정적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 아이는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반복적으로 들은 말소리와 억양을 뇌에 저장하여 습득합니다. 때문에 이 시기 어휘력은 부모 및 주변 어른들이 만들어주는 말 환경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이 시기 아이에게는 단순히 많은 단어를 들려주는 것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말하느냐가 훨씬 중요해집니다. 단어만 짧게 제시하는 것보다는 아이가 보고 있는 상황을 설명해 주는 방식으로, 특히 문장으로 설명해 주는 것이 아이의 어휘력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라고 말하는 것보다 “파란 자동차가 빠르게 지나가고 있네~”처럼 형용사와 동사를 함께 사용하여 일상 언어 그대로를 표현해 주면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어이의 어휘 저장량이 자연스럽게 증가합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아이가 반응을 하지 않더라도 꾸준히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에게 주어지는 언어 자극 자체가 그대로 아이에게 축적되어 어휘력이 발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다양한 어휘가 들어있고 감정전달이 풍부한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는 것이 좋은데, 단순히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보다는 그림을 보며 상황과 감정을 설명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영상 매체는 언어적 상호작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부모와의 실제 대화가 어휘 발달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4~6세 어휘력 폭발기
4~6세는 어휘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기로, 이 시기 아이는 새로운 단어를 빠르게 흡수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단어 수를 늘리려 하면 오히려 언어 사용에 대한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어휘의 양보다는 질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아이의 주체성 및 사회성 발달을 위해 감정 표현 및 사회적 언어가 중요해진 때에는 단순히 “좋다”, “싫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대된다”, “실망했다”, “속상하다”와 같이 감정을 세분화하여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감정의 종류에 대해 알고 자기의 감정을 인식하여 사회적 언어로 표현하기까지, 이러한 감정 어휘는 아이의 자기 표현 능력을 높일 뿐 아니라 사회성 발달과 정서 조절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며에서 역할 놀이는 어휘력 확장에 굉장히 좋은 방법입니다. 병원 놀이, 가게 놀이, 학교 놀이처럼 상황이 분명한 놀이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단어와 문장을 반복하게 해 줍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모방을 하며 역할놀이를 하는데, 이때 부모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의 말을 확장해 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 주도로 역할놀이를 이끌어 가되, 아이의 짧은 표현을 자연스럽게 늘려서 다시 들려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여기 대봐요'를 '숨소리 괜찮은지 청진기로 들어볼 거예요?' 하면서 바른 언어로 자연스럽게 늘려서 다시 들려주면 아이의 주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아이에게 충분한 어휘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7세 이상 어휘력과 학습 능력의 연결
만 7세 초등학교 입학 이후에는 어휘력이 곧 학습 능력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교과서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능력 모두 어휘력에 기반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수학문제는 단순히 계산하세요. 가 아니라 상황을 설명해주고 이 상황에서의 문제를 제시해 주는데,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휘력이 먼저 기반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독해'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어휘력, 하면 책을 많이 읽게 하는 것을 떠올릴 수 있는데, 이 시기에는 특히 많이 읽는 다독보다는 한 권을 읽더라도 어휘력을 높일 수 있는 책읽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각, 사고 없이 책 읽기를 하는 것은 글자를 읽는 것이지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사고를 확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어휘력을 깊은 사고를 통해 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내 것으로 이해하고 습득하면서 발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모가 책을 읽어줄 때, 아니면 아이가 책을 다 읽고 나서 질문을 통해 책 내용을 다시 되짚으며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모르는 단어가 있다면 그냥 넘기지 않고, 문맥 속에서 의미를 추론해 보게 하는 과정도 거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후 몰랐던 단어를 활용하여 문장을 만들어 보거나 일상 대화에서 사용해 보면 어휘는 장기 기억으로 저장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질문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습니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와 같은 질문은 아이가 원인과 결과, 비교와 판단을 하게 하며, 이에 따라 사고력이 확장되면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어휘를 사용하도록 연습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짧은 일기나 생각을 메모장에 글쓰기 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말하기 어휘를 쓰기 어휘로 확장하게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연령별 아이의 어휘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이의 신체 발달단계에서도 그렇듯이 언어발달에서도 발달 단계별로 언어발달 특징에 적합한 자극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더욱이 아이의 어휘력은 단기간에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연령별 발달 흐름을 이해하고, 그 발달 흐름을 존중하여 단계에 맞는 자극을 충부히 주었을 때 가장 안정적으로 어휘력이 발달할 수 있습니다. 위 발달단계별, 연령별 특징 및 조언에 따라 아이에게 말 걸기, 놀이, 독서, 질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면 우리 아이의 어휘력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이도 말고, 오늘 아이와 한 문장 한 문장 아이의 눈높이에서 재미난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참고자료
미국 소아과학회(AAP,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하버드 대학교 아동발달센터 (Harvard Center on the Developing Child),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언어·청각 연구 자료, OECD 교육 보고서 (Early Childhood Education and Care), 한국아동학회·한국언어치료학회 연구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