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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교육

숲놀이 해외 사례(핀란드·독일, 덴마크)

by 업스토리 2026. 4. 20.

아이가 뒷산에 오르며 나뭇가지로 노는 것도 교육이 될 수 있을까요?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아이들이 숲에서 놀이하는 것은 단순한 놀이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전 글에서는 숲놀이가 무엇이고, 오늘날 왜 숲놀이가 주목받고 있으며, 그 발달 효과는 어떤지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관련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이번 글에서는 숲놀이가 활성화되어 있는 핀란드, 독일, 덴마크의 해외 사례에 대해 각 국의 공식자료와 연구자료를 토대로 알아보겠습니다.

 

 

숲놀이 유아교육(주목받는 이유, 유아 발달, 방향성, 시작)

퇴근길에 아파트 단지 화단 옆을 지나다가 풀꽃을 보고, 파란 잔디를 보고 괜히 기분이 풀린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그렇습니다. 어른인 저도 그러한데, 하루 종일 실내에 갇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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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독일: 자율성과 위험 감수가 만드는 성장

핀란드 유아교육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아동 주도 학습(Child-led Learning)'입니다. 아동 주도 학습이란 교사가 활동을 지시하는 대신, 아이 스스로 놀이의 방향과 내용을 결정하고 확장해 나가는 방식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교사가 정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질문 자체를 스스로 만들어내도록 돕는 구조입니다.

헬싱키 인근 숲유치원에서 진행된 '숲속 마을 프로젝트'가 좋은 예입니다. 아이들은 팀을 나눠 나뭇가지로 집을 짓고, 돌과 흙으로 길을 연결하며 공동체를 설계합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여기는 누가 사용할까?", "이 길은 어디로 이어질까?" 같은 질문을 자연스럽게 했다고 합니다. 교사는 그 과정에서 개입을 최소화하고, 갈등이 생기면 질문 하나만 던져 주어 갈등이 해소되기를 유도합니다. 저희 아이 어린이집에서 부모 참여수업으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숲체험 프로그램에 참어했었는데, 아이들끼리 의견이 부딪히는 순간이 오히려 가장 활발한 대화가 오가는 시간이었습니다.

핀란드 숲놀이에서 또 눈여겨볼 부분은 '계절 기반 반복 관찰'입니다. 같은 숲을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방문하며 변화를 기록하는 방식인데, 이는 과학적 관찰력은 물론 심미적 감수성(Aesthetic Sensitivity)을 키우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심미적 감수성이란 색, 빛, 소리 등 감각 자극을 세밀하게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으로, 예술 교육과 자연 교육이 맞닿는 지점입니다. 아이와 공원을 산책하면서 비가 갠 뒤 물기를 머금은 나무기둥의 색이 짙어지고, 초록 잎과 대비가 선명해지는 장면을 아이와 함께 바라보았을 때 아이가 먼저 "나무가 다른 색이야"라고 말했을 때, 아이가 관찰력이 생겼다는 신호이구나 싶었습니다.

독일은 세계 최초로 숲유치원(Waldkindergarten)을 시작한 나라답게, 교육 철학이 한층 뚜렷합니다. 숲유치원(Waldkindergarten)은 실내 교실 없이 모든 교육 활동이 숲에서 이루어지는 유치원 형태로, 자연 자체가 교재이자 교실이 됩니다. 독일 숲교육에서 특히 주목받는 개념은 '위험 감수 교육(Risk-taking Education)'입니다. 위험 감수 교육이란 아이들이 안전 범위 안에서 나무에 오르거나 도구를 사용하는 경험을 허용하여, 위험을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위험하지 않은가 걱정이 앞섰는데, 관점을 달리 하면 아이에게 위험한 것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위험을 피하려면 먼저 위험이 무엇인지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사와 부모의 지도 아래 망치 등의 도구를 직접 사용해 본 아이는 단순히 “위험하다”는 설명만 들은 아이에 비해 실제 상황에서 보다 침착하게 반응하고, 스스로 위험을 인식하며 대처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위험 감수 놀이(Risky Play)’ 연구에서도 확인되며, 적절한 경험이 아이의 자기 조절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연구 내용이 상당히 인상적이며, 무조건 안된다고 통제하는 것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인지하고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방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독일 숲놀이의 대표 활동인 '숲 속 집짓기 협동 활동'을 통해서는 사회적 협력 능력(Social Collaboration)이 자연스럽게 길러집니다. 사회적 협력 능력이란 공동의 목표를 위해 역할을 분담하고 갈등을 조율하는 능력으로, 단순한 친화력을 넘어 조직적 사고와 연결됩니다. "누가 기둥을 세울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충돌할 때 교사는 "모두가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 하나만 하였습니다. 교사의 질문을 통해 아이들은 토의의 기준을 인식하고 스스로 역할을 재조정하는 모습은, 갈등 해결을 직접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별 핵심 교육 방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핀란드: 아동 주도 학습 + 계절 반복 관찰로 자율성과 심미적 감수성 동시 강화
  • 독일: 위험 감수 교육 + 집짓기 협동 활동으로 책임감과 사회적 협력 능력 함양
  • 덴마크: 협동 탐험 미션 + 자연 레스토랑 놀이로 갈등 해결 능력과 사회적 규칙 이해 발달

덴마크와 유럽의 협력 교육: 갈등이 교육이 되는 순간

덴마크는 숲놀이를 국가 차원에서 제도화한 대표 사례입니다.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놀 권리'를 아동의 기본권으로 인식하며, 자유 놀이와 협동 활동이 균형을 이루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중 '협동 탐험 미션'은 개인 과제가 아닌 팀 단위 수행을 전제로 설계됩니다. "같은 모양의 돌 5개 찾기", "모두 함께 나무다리 건너기" 같은 과제는 혼자서는 완수할 수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소통이 필요해지고, 협력이 생겨납니다.

저희 아이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도토리, 꽃잎, 솔잎 등을 가지고 친구들과 레스토랑 놀이를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재료 조합으로 요리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역할이 나뉘고, 순서가 정해지고, 갈등이 생기면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 해결하는 과정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순간 덴마크 교육 자료에서 읽었던 '갈등 해결 경험'이 실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웨덴은 환경 생태 교육(Environmental Ecological Education) 중심의 숲놀이가 발달해 있습니다. 환경 생태 교육이란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지식이 아닌 직접적 행동 경험으로 체득하게 하는 교육 접근법입니다. 아이들이 숲에서 쓰레기를 직접 줍고 생태계를 관찰하며, 배운 내용이 실제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노르웨이는 도전과 모험 중심으로, 눈 덮인 숲과 산악 지형을 활용한 신체 활동 안에서 팀워크가 형성됩니다.

이 국가들의 공통점은 숲이라는 열린 환경을 통해 자연스럽게 아이들 간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정해진 규칙이 적기 때문에 갈등이 자주 생기지만, 중요한 것은 그 갈등이 억제되는 것이 아니라 해결 경험으로 쌓인다는 점입니다. OECD 유아교육 보고서(2024)에 따르면, 자연 기반 놀이 환경에서 교육받은 아이들은 구조화된 실내 환경 대비 또래 협력 행동 빈도가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습니다(출처: OECD).

핀란드 국가교육청(Finnish National Agency for Education) 역시 자연 기반 교육과정이 아이들의 정서 조절 능력 및 사회성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공식 자료에서 명시하고 있습니다(출처: Finnish National Agency for Education).

 

마무리 정리

숲놀이가 단순한 체험 활동이 아니라 전인적 성장(Holistic Development)을 위한 교육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전인적 성장이란 인지, 정서, 신체, 사회성을 분리하지 않고 통합적으로 발달시키는 교육 철학입니다.

핀란드, 독일, 덴마크의 사례를 보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어른이 개입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배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제도적으로 적용 가능한 부분은 적용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가까운 숲이나 공원에서 아이에게 "어떻게 할까?"라고 질문 하나 던져보는 것,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작고 확실한 시작입니다. 

 

해외 숲놀이 모습

 

출처 및 참고자료

OECD Early Childhood Education Report (2024)

Finnish National Agency for Education 공식 자료

독일 Waldkindergarten 협회 공식 자료

덴마크 Forest Kindergarten 연구 보고서

한국 산림청 유아 숲교육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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