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내적 동기 중요성(학습성과, 학습태도, 자기주도성))에서는 내적동기가 무엇이고, 내적 동기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저희 아이 영어단어 시험을 볼 때 "지난번보다 훨씬 좋아졌네~"라고 말하니 아이가 100점을 받지 않아도 뿌듯해하며 이후에 스스로 공부하게 되었다고 말씀드렸지요.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미쳤던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에게 내적동기를 형성해 줄 수 있을지, 부모의 말투, 질문 방식 등 부모의 태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학습태도: 결과보다 과정을 보는 질문 하나의 차이
시험 결과를 받아 들고 온 아이에게 어떤 말을 먼저 건네시나요? 저도 처음에는 "몇 점 받았어? 몇 개 틀렸어?"가 먼저였습니다. 아이는 왠지 풀이 죽어 시험지를 힘겹게 꺼내 주었습니다.
교육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수행목표지향성(Performance Goal Orientation)으로 설명합니다. 수행목표지향성이란 배움 자체보다 타인에게 잘 보이거나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동기 구조를 뜻합니다. 이 구조가 굳어지면 아이는 어려운 문제를 피하고, 실수를 실력 부족의 증거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반대로 숙달목표지향성(Mastery Goal Orientation)을 가진 아이는 다릅니다. 숙달목표지향성이란 배움과 이해 자체를 목표로 삼는 동기 구조로, 실패를 성장의 과정으로 해석하는 힘을 줍니다. 이와 관련하여 제가 아이에게 질문을 바꾸어 "이번에 새로 맞춘 단어는 뭐야?", "어떤 방식으로 외웠지?"라고 묻자 아이가 달리 반응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단어 시험을 준비하면서 매일매일 공부했는데, 아이 기준에서 딱 감당할 수 있는 개수만 그날그날 정해 공부했습니다. 많지도 적지도 않게, 너무 힘들지 않은 양으로요. 그랬더니 아이가 "오늘도 공부 성공!"이라며 스스로 뿌듯해했습니다. 그 작은 말 한마디가 다음 날 책상에 앉히는 힘이 됐습니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아이의 학습태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걸 그때 실감했습니다.
Carol Dweck의 연구에 따르면, 아이가 노력과 전략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때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 형성됩니다. 성장 마인드셋이란 능력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노력에 따라 발전한다는 믿음으로, 이 관점을 가진 아이는 실패 앞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습니다. 부모의 질문 방식 하나가 아이 안에 이 믿음을 심을 수 있다는 점,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도구입니다(참고: Carol Dweck, Mindset Online).
성취감: 작은 성공이 쌓여야 진짜 동기가 생깁니다
"이번에 90점은 넘어야 해"라는 말, 응원처럼 들리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목표가 너무 멀면 시작조차 하기 싫어집니다. 저도 처음에는 높은 목표를 제시하면 더 열심히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오히려 의욕이 꺾이는 걸 보게 됐습니다.
교육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개념이 바로 근접발달영역(ZPD, Zone of Proximal Development)입니다. 근접발달영역이란 아이가 혼자서는 어렵지만 약간의 도움이나 적절한 난이도 조절로 도달할 수 있는 범위를 뜻합니다. 이 범위 안에서 목표를 잡아야 성취감이 생기고, 그 성취감이 다음 도전의 동력이 됩니다.
저희 아이도 같은 경우였습니다. 단어 10개를 외우고 "오늘 성공했어!"라고 느끼는 아이와, 50개를 목표로 삼았다가 20개밖에 못 외우고 "실패했어"라고 느끼는 아이는 다음 날 자세가 완전히 다릅니다. 작은 성공의 반복이 쌓여야 "나는 하면 되는 사람"이라는 감각이 생깁니다.
성취감을 높이기 위해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성취감을 높이는 부모 실천법 | 설명 | 실천 예시 |
|---|---|---|
| 작은 목표로 나누기 | 아이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루 목표를 작고 구체적인 단위로 나누어 성공 경험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합니다. | 단어 10개 외우기, 수학 문제 5개 풀기, 책 10분 읽기 |
| 행동 자체를 인정하기 | 결과보다 아이가 스스로 시도하고 노력한 행동을 구체적으로 칭찬해 자기효능감을 높입니다. | “오늘 스스로 책상에 앉았네”, “끝까지 집중해서 풀었구나” |
| 과거의 자신과 비교하기 |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고 이전보다 달라진 점을 함께 확인하며 성장 경험을 느끼게 합니다. | “지난달보다 훨씬 오래 집중했네”, “예전보다 스스로 계획을 잘 세우고 있어” |
| 선택권 주기 | 공부 순서나 장소 등을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게 하여 학습의 주체라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 “오늘은 영어부터 할까 수학부터 할까?”, “책상에서 할까 거실에서 할까?” |
그림을 그릴 때 "나는 그림 못 그려"라고 말하던 저희 아이에게, 저는 잘 그렸다는 말 대신 "이번엔 색을 정말 다양하게 썼네", "이 부분 표현 방식이 지난번이랑 달라졌어"라고 했습니다. 처음엔 반응이 없었는데, 어느 날부터 그림 그리는 시간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성취감은 칭찬의 크기보다 구체성에서 나온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효능감: "나는 할 수 있어"라는 믿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옆집 아이는 잘하던데, 너는 왜 그래?" 이 말이 아이에게 어떻게 들릴지 한 번쯤 생각해 보셨나요? 비교는 짧은 순간이지만, 그 상처는 꽤 오래갑니다. 저는 이 점이 아이 교육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심리학자 Albert Bandura가 제시한 자기효능감(Self-Efficacy) 개념이 여기서 핵심입니다. 자기효능감이란 특정 과제를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단순한 자신감과는 다릅니다. 자신감이 막연한 긍정감이라면, 자기효능감은 "이 상황에서 내가 이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믿음입니다. 이 믿음은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자신의 성공 경험이 쌓일 때 형성됩니다(참고: 한국교육개발원(KEDI) 학습동기 연구).
단어 시험을 보고 온 저희 아이에게 "지난번에는 이 단어 몰랐는데 이번엔 맞았네"처럼 아이 자신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짚어주었습니다. 아이는 이번에는 맞추었다는 점에 기분 좋아하더니, 이 피드백이 쌓이면서 아이가 다음 시험 준비를 하면서 "나 이번엔 맞출 것 같아"라고 먼저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아이를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무심코 나오는 말이 비교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비교 대신 "지난주 너랑 이번 주 너는 훨씬 발전했어. 네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어제의 너와 비교해 봐."라고 시각을 돌려주는 것, 그것이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또한, 부모가 모든 것을 결정해 주기보다 공부 순서나 방법을 아이가 스스로 고르게 하는 것, 그것이 자기효능감을 키우는 출발점이 됩니다. 내적동기(Intrinsic Motivation)를 설명하는 자기결정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에 따르면, 인간은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이라는 세 가지 기본 심리 욕구가 충족될 때 내적으로 동기부여된다고 설명합니다.
마무리 정리
아이의 내적동기는 거창한 교육법이 아니라 일상 속 작은 말투에서 만들어진다고 봅니다. 부모의 말 한마디,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아이의 내적동기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저희 아이의 표정과 눈빛을 보며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는 부모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러니 남과 비교하지 않고 아이의 변화와 성장 자체에 관심을 갖고 피드백해 주는 자세, 결과를 잘 나오지 않았더라고 공들인 아이의 그 노력을 보아주며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내적동기를 형성하는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보는 질문, 달성 가능한 작은 목표, 비교 대신 성장의 기록. 이 세 가지를 오늘 당장 완벽하게 해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내일 아이가 시험지를 들고 들어왔을 때, "몇 점?"보다 "어떤 문제가 재미있었어?"라고 먼저 물어보는 것, 그 한 마디부터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

참고
- Deci, E. L., & Ryan, R. M. 「Self-Determination Theory」
- Carol Dweck, 「Mindset: The New Psychology of Success」
- Albert Bandura, 「자기효능감(Self-Efficacy) 이론」
- OECD 미래교육 보고서
- 한국교육개발원(KEDI) 학습동기 연구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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