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집에 돌아오면 집안일 하랴 아이 돌보랴 맞벌이 하는 부모에게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이렇게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많은 부모들이 “이렇게 키워도 괜찮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최근 소아과 전문의와 유아발달 전문가들은 함께하는 시간의 ‘양’보다 ‘질’이 유아 성장 발달에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맞벌이 가정에서도 짧은 놀이 시간, 일상 속 생활교육, 안정적인 습관만 잘 유지한다면 아이가 인지·정서·신체면으로 충분히 건강하게 발달할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효과적인 놀이 방법
맞벌이 가정에서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해 아이와 오랜 시간 놀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미국 소아과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AAP)는 하루 10~20분의 집중된 상호작용 놀이만으로도 충분히 아이의 언어 발달과 정서 안정에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놀이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다른 자극을 차단하고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것입니다.
짧은 놀이 시간에는 준비가 복잡하지 않고 아이의 흥미를 빠르게 끌 수 있는 활동이 효과적입니다. 그림책 읽기, 역할 놀이, 블록 쌓기, 간단한 신체 놀이는 아이의 사고력과 언어 표현력을 동시에 자극합니다. 이때 부모가 질문을 던지거나 아이의 행동을 말로 설명해 주는 것만으로도 인지 발달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짧지만 집중도 높은 놀이 경험은 애착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반복적으로 “부모는 나에게 집중해 준다”는 경험을 한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되며, 분리 불안이나 과도한 떼쓰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이루어지는 생활교육의 힘
맞벌이 부모에게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효과적인 교육 방식은 생활교육입니다. 생활교육은 별도의 시간을 내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일과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학습입니다. 일본과 한국의 유아교육 전문가들은 유아기 학습습관의 핵심은 책상 앞 공부가 아니라 생활 속 반복 경험이라고 말합니다.
아침에 옷을 고르고 입는 과정, 장난감을 정리하는 시간, 식사 준비를 돕는 경험은 모두 아이에게 자기 조절 능력과 책임감을 길러줍니다. 이러한 경험은 문제 해결능력과 계획성 발달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후 학령기 학습 태도의 중요한 기초가 될 수 있습니다.
맞벌이 가정에서는 “같이 해주는 시간”의 질이 특히 중요합니다. 설거지를 하며 대화를 나누거나 저녁 준비를 함께하는 짧은 시간도 아이에게는 소중한 사회적 학습 경험이 됩니다. 이는 정서 안정과 사회성 발달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습관이 만드는 성장 발달 기반
아이에게 특별히 시간을 들여 교육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아이에게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좋은 육아가 될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수면과 올바른 식사 습관은 성장 호르몬 분비, 면역력 형성, 감정 조절 능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는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수면 습관은 신체 성장과 직결됩니다. 일정한 시간에 잠들고 충분한 숙면을 취하는 것은 신체 성장 및 면역력 형성에도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잠자는 시간이 다소 늦어질 수 있더라도, 잠자기 전 루틴만큼은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시간에 씻고,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순서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습관은 아이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생활 습관은 아이가 하루를 예측 가능하게 인식하도록 도와 불안감을 줄이고, 전반적인 정서 안정과 집중력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맞벌이 가정일수록 ‘완벽한 하루’보다 ‘일관된 하루’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 짧은 시간을 활용한 일상생활 놀이 방법을 추천해 드립니다.
① 그림책 대화 놀이
단순히 책을 읽어주는 것보다, 그림을 보며 질문을 던지고 아이의 대답에 반응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이 아이는 왜 울고 있을까?”, “다음에는 무슨 일이 생길까?”와 같은 질문은 사고력과 언어 표현력을 동시에 자극합니다. 하루 한 권, 10분 정도의 책 읽기만으로도 어휘력과 집중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② 역할 놀이(상황 놀이)
인형이나 장난감을 활용해 병원 놀이, 시장 놀이, 가족 놀이를 짧게 진행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역할 놀이는 아이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말로 표현하도록 돕고, 사회적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줍니다. 부모가 모든 설정을 주도하기보다는 아이가 상황을 이끌어 가도록 따라가는 것이 좋습니다.
③ 생활 연계 놀이
일상 속 활동을 놀이로 전환하는 방법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저녁 준비 중 “이 채소는 무슨 색일까?”, “누가 먼저 그릇을 옮길까?”와 같은 간단한 게임 요소를 더하면 아이는 놀이로 인식하면서도 인지 자극을 받게 됩니다.
④ 5분 신체 놀이
잠들기 전이나 외출 전 5~10분 정도의 짧은 신체 놀이는 아이의 에너지를 건강하게 발산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제자리 점프, 동물 흉내 내기, 스트레칭 놀이 등은 공간이 좁아도 가능하며, 신체 발달과 정서 안정에 좋은 영향을 줍니다.
⑤ 선택 놀이
“오늘은 블록 놀이할까, 책 읽기 할까?”처럼 두 가지 중 하나를 아이가 선택하도록 하는 놀이 방식은 자기 결정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작은 선택 경험은 자율성과 자기 효능감을 높여주며, 짧은 시간에도 정서 발달에 큰 도움을 줍니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가정에서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짧지만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속상해하지 말고, 집중도 높은 놀이, 일상 속 생활교육, 그리고 규칙적인 습관이 균형을 이룰 때 아이는 인지·정서·신체 영역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참고 출처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AAP): https://www.aap.org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https://www.who.int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 https://www.cdc.gov
보건복지부 영유아 정책 정보: https://www.mohw.go.kr
교육부 누리과정 안내: https://www.moe.go.kr